日産1,300달러/FOB, 中産 1,400달러…운송비 등 제반요금 포함시 국내가격과 배 차이
국내 조선사와 신일본제철간 하반기 선급용 후판 협상이 사실상 타결됨에 따라 포스코와 동국제강의 후판가격 조정 여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아직 세부 협의 사항을 남겨 놓고 있기는 하지만 국내 조선사와 신일본제철은 하반기(08년9월~09년3월) 선급용 후판 가격을 전분기대비 4만엔이 인상된 톤당 14만엔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달러 환산 시 약 1,310달러가 된다. 또 JFE는 톤당 1,350달러(FOB)에 오퍼를 제시할 것이라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은 조만간 고로사와도 4분기 협상에 들어가는데 현재 선급용 오퍼가격이 톤당 1,340~1,350달러(FOB)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한 1,400달러(FOB)까지는 오퍼가격을 인상할 것이 분명하다.
최근 달러당 원화 환율이 1,100원 이상으로 오르면서 달러환산시 포스코 제품가격은 더 하락한 셈이 됐다. 포스코 제품(92만원)을 달러로 환산 시 822달러, 동국제강(126만원)은 1,126달러로 모두 수입제품보다 낮다. 특히 포스코 제품은 해상운송요금과 보험료, 통관비용, 2차 운송비 등을 합칠 경우 수입제품과 배 가까이 차이가 벌어지게 된다. 가격 왜곡에 따른 수급불균형 문제가 또 다시 수면위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동국제강…”JFE 중국 고로사 협상추이 및 수급 추이 보고 결정”
아직까지 포스코는 물론 동국제강도 가격인상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인상은 불가피 한 것으로 보인다. 원가 상승이 이유이다. 현재 투입되는 슬래브 가격은 톤당 940~950달러이지만 4분기부터 투입되는 슬래브 가격은 톤당 1,100달러 수준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지금 당장 예기할 사항은 아니다” 라면서도 “일본과 중국산 수입 가격이 톤당 1,300달러를 넘어서는 것은 최소한 한중일 수급상황과 시장 가격을 말해주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해 향후 가격 인상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인상 폭이 얼마나 될 것이냐 하는 문제가 남는데 원가 소재가격 인상분만을 감안하더라도 150달러(약 16만원) 정도는 인상되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 업계의 예상이다.
현재 국내 수급상황과 그 동안 동국제강이 보여왔던 가격 정책의 패턴으로 볼 때 포스코의 인상여부와는 관계없이 독자적인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 농후하며, 시기는 10월 초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포스코, 개별기업 전략이냐, 시장 논리냐? 놓고 고민
아직까지 포스코의 공식적인 대답은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다. 이동희 부사장은 최근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연내 가격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바 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대로 원화기준으로는 포스코 제품과 배 가까운 차이가 난다는 점에서 가격 왜곡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만약 동국제강이 가격을 인상할 경우 가격차는 현재 톤당 34만원(선급용 기준)에서 50만원 정도 벌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될 경우 포스코 주문 집중화 현상과 가격 이원화 현상이 더욱 고착화될 수 밖에 없다.
한편에서는 ‘포스코’라는 기업이 갖는 이미지와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부담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또 장기 고정 거래선에 대한 배려차원도 감안을 해야 한다. 한마디로 포스코는 개별 기업의 논리냐, 시장 논리냐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포스코의 가격정책은 지금껏 경쟁사보다 한발 늦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왔다. 따라서 4분기 국제 가격이 다시 반등하고 경쟁사가 가격 조정을 단행할 경우, 수급 불균형 해소를 내세워 가격 조정을 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김홍식·기자 khan082@steelnsteel.co.kr [스틸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