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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산업 4강" / EBN스틸뉴스
올 들어 한국경제는 완만하지만 회복기조를 나타내고 있다. 주식시장 시가 총액도 이미 1천조원 시대를 열었다. 산업생산 등 실물지표 흐름도 호전되고 있다. 특히 재고조정의 마무리와 장단기 금리차 확대 등 향후 경기상승에 대한 신호 역시,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물론, 이건희삼성그룹 회장의 샌드위치 발언 이후 '삼성 위기론'이 경제계 전반으로 확산되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그룹의 사상 첫 실적발표 이후, 샌드위치론은 '현실'보다는 미래에 대한'경고'의 의미로 재 해석되는 추세다. EBN산업뉴스는 한국경제 재도약을 기치로 3회에 걸쳐 우리경제의 현황과 문제점 및 대안 등을 모색해본다.<편집자 주>

▲ 수출 5천억달러 달성, 다시 뛰자!

올 상반기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7% 증가한 1천781억5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당초 우려와 달리 지난해 수준(13.8%)을 웃도는 호조세다. 하반기 들어 수출 증가율이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3천500억 달러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보고있다.

지난  1964년, 가발 수출로 1억 달러 수출국 대열에 진입한 지 꼭 43년 만에 급변한 한국 경제의 자화상이다. 그동안 'Made in Korea'란 상품은 지난 1977년 100억 달러, 1995년 1천억 달러, 2006년 3천억 달러의 중간 계단들을 성큼성큼 밟아왔다. 연 평균 20%를 넘어서는 높은 수출 증가율에 세계가 놀라고 있다.

'해보겠다'는 의지 하나만 갖고 해외 바이어를 찾아 열사의 땅에서 시베리아까지 5대양 6대주를 누비던 누비는 상사(商社)맨이나 기업 대표자들의 도전정신이 오늘의 한국을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

대외 여건이 좋았던 것도 아니다. 高금리와 高유가, 원高 등 3중고(苦)를 버텨내면서 이룩한 성과였다. 특히 기름 한 방울 나지 않고, 변변한 자본조차 없는 상태에서 거둔 성적표다. 그래서 더 값지고 자랑스럽게 평가 받는 이유다. 하지만 우리 경제는 최근 몇 년간 기술 및 경제적'샌드위치' 상황과 '성장과 분배'란 이분법적인 논리 속에 성장률 자체에 급 브레이크가 걸린 모습이다.

지난달 30일 세계은행 경제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6년 기준, 한국의 경제 규모는 러시아에 밀려 전년 12위에서 13위로 한 단계 또 추락했다. 최근 5년간 2년에 한번 꼴로 인도나 러시아에 밀리며 명목 GDP 순위가 한 단계씩 내려간 셈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기간, 미래의 먹을거리인 이른바 뚜렷한 '신수종'을 찾아내지도 못했다. 그 사이 우리 기업의 경쟁상대인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각 분야에 걸쳐 신성장 동력을 지목하고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인텔의 헬스케어 사업이나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차, GE의 환경사업, 샤프의 태양전지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 기업들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중국이나 인도 등 신흥개발국가 기업들도 미래를 위한 투자활동을 왕성하게 전개하고있다.

노사문제 역시 잠재한 휘발성과 폭발성으로 인해 항상 조마조마한 상태다. 한국 경제가 딜레마에 빠져있다며 '위기론'을 논하는 주요 근거다. 하지만 여기서 멈출 순 없다. 다시 한번 허리 띠를 바짝 조이고, 신발 끈을 질끈 동여매야 한다.

성장과 분배에 대한 논쟁도 우리 경재의 기초 체력을 다지고 규모를 키우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 분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성장은 지속될 수 없고, 성장 없는 분배 역시 불가능하다. 성장과 분배가 '동전의 양면'이 아니라 '수레의 양 바퀴'인 까닭이다.

단기간 내에 수출 5천억 달러 달성과 세계 '산업 4강' 진입, 결코 요원한 일만은 아니다. 이미 반도체나 자동차 조선 등 주력 수출산업의 위상은 세계적이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경쟁 체제아래 영원한 1등은 없다.

끊임없이 새로운 세계 1등 품목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만들어 나가야만 한국 경제의 성장 엔진이 꺼지지 않는다. 수출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연구개발을 동반한 투자가 필수다.

지난 2002년 수출 3천억달러를 달성한 중국의 연구개발(R&D) 투자비는 지난해 1천 360억 달러로 1천300억달러의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가 됐다. 330억달러에 불과한 우리나라의 4배가 넘는 규모다.

▲ 먹을거리의 크기부터 키우자

정부도 투자의 발목을 잡는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 줘,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들이 마음 놓고 세계 유수의 기업들을 상대로 뛸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상반기에 체결된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 이어 중국 일본 유럽연합(EU)과의 FTA체결도 중요한 과제다.

기본적으로는 기업 경쟁력을 옭아매는 정치와 행정도 문제지만 제조업을 해외로 내쫓는 전투적 노동운동은 더 큰 문제다. 그나마 남아잇는 경제 성장의 탄력마저 잃는다면 우리 경제의 미래는 담보될 수 없다.

골리앗 크레인 농성으로 대별되던 강성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의 탈바꿈이 대표적이 사례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업계 최고 대우와 노조의 합리적인 정책에 힘입어 지난 1995년부터 작년까지 12년 연속 무분규를 기록했다. 한국 노사관계의 모범답안으로까지 평가받고 있다.

내세울 만한 자원조차 없는 게 우리 경제의 현실. 정부와 기업, 노동자들은 앞으로 세계시장에 무엇을 팔아 먹고 살 것인지를 놓고 머리를 맞대야한다. 우리 힘을오 얼쩔 수 없는 외부적인 요인들은 차치하더라고 우선, 내부적으로 '먹을거리의 크기를 키워 놓고 보자'는 공동의 목표가 절실한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우리나라가 이만하면 선진국이 다 됐다고 생각하는 듯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우리경제의 앞날에는 위기와 기회가 병존해 있는 동시에 새로운 패러다임까지 요구받고 있다. 한국 경제의 미래가 바로 여기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정책과 행정은 물론 자본부족경제, 냉전시대, 근면사회(perspiration society)의 낡은 사고에서 벗어나 우리 방식의 자본과잉경제, 동북아경제시대, 창조사회(inspiration society)란 새 패러다임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끝>

송남석 기자
song651@ebn.co.kr [EBN산업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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