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 포스코, 골리앗 현대제철에 반기?-현대제철 철스크랩 가격 인하에 앞서 가격인상
-가격인하로 분위기 잡히던 바닥 시장에 돌 던져
철스크랩 시장의 다윗 포스코가 골리앗 현대제철의 철스크랩 가격 인하에 찬물을 끼얹었다.
다음주로 예정된 현대제철의 가격 인하에 앞서 포스코가 가격인상을 단행, 현대제철의 가격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던 철스크랩 시장에 파장이 예상된다.
21일 철강업계와 철스크랩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날부터 오는 30일까지 적용되는 국내 철스크랩 구매가격을 T당 1만2천원~2만원 인상했다. 포스코의 철스크랩 가격 인상은 3회 연속으로 ,중량급은 물론 경량급도 T당 30만원을 넘어서게 됐다.
이번 포스코의 가격인상은 현재 수급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포스코는 현대제철을 비롯한 타 제강사에 비해 낮은 가격과 까다로운 검수 등으로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철스크랩업계 관계자는 "10일 주기로 가격을 발표해 적용하는 포스코에 비해 현대제철을 비롯한 제강사들은 수시로 단가를 인상, 물량을 확보해 왔다"면서 "최근 포스코는 낮은 단가와 까다로운 검수 때문에 수급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포스코 관계자도 "그동안 투명하지 않은 가격정책을 펴고 있는 타 제강사에 물량을 많이 뺏겼다"면서 "이번 가격인상은 타 제강사의 구매가격과 보조를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의 가격인상 소식이 알려지자 제강사들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특히, 현대제철은 포스코의 가격인상이 오는 25일로 예정된 가격인하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며 시장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지난주 말부터 입고량이 급증하는 등 다음주 가격인하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갑작스럽게 포스코가 가격인상을 발표해 당혹스럽다"면서 "다만, 포스코가 구매하는 양에 한계가 있고, 시중 재고도 많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제철의 예상처럼 다음주 철스크랩 가격인하가 예정대로 시행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또 다른 철 스크랩 럽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구매가격을 인상한 상황에서 현대제철이 예정대로 가격인하를 시행한다면 두 회사의 구매가격이 T당 2만원 이상 차이가 벌어지게 된다"면서 "현대제철의 가격인하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홍군기자 kiluk@ebn.co.kr [EBN스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