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유통업계, 연쇄 부도에 '위축'-봉형강에 직격탄, 향후 2~3개월 후 다른 유통업계도 피해 예상
-10여개 건설업체 미분양으로 유동성 등으로 위험 가능성 높아
철강 유통업계에 연쇄부도 우려가확산되고 있다. 최근 지속되는 시황 악화에 중견 건설업체부도라는 '후폭풍'까지 겹치면서 자금사정이 급속히 경색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견실한 업체로 알려진 부산 강관 유통업체 광일철강이 4일 최종부도 처리되고, 대형건설업체인 한승건설과 (주)신일의 부도가 이어지면서 철강 및 관련업계에 불똥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도급 순위 57위를 기록하고 있던 신일의 경우 수십억원으 ㅣ피해를 입은 철강 유통업체만 10여개에 달하고, 적어도 20여개의 업체가 수억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부산의 광일철강은 세아제강 대리점으로 배관용 강관(백관)을 주로 판매하는 강관 유통업체로 피해액은 45~50억원 규모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2천억대의 매출과 10군데의 현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승의 경우 철강 쪽만 수백억원대 피해가, 4천억대 매출과 16군데의 현장을 보유하고 있던 신일의 경우 철강만 1천억원대의 피해가 예상되고 있는 것.
더욱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이들 업체들에게 어음을 받은 업체들이 현재는 영업이 가능하겠지만 2~3개월 내 돌아올 어음으로 인해 추가 도산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또한 직접 건설사와 거래하지 않고 하도급업체들과 거래한 철강유통상까지 피해가 확산될 경우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전망이다. 이럴 경우 봉형강에 집중된 피해업체들의 부도가 강관과 판재류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건설업체들의 추가 부도 위험이 크다는 지적도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소형 지방 아파트를 분양하는 W사, L사, H사, 다른 W사, M사, B사, S사, D사 등 다른 10여개 건설사도 지금 유동성 때문에 추가 도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있다.
실제로 문래동과 시흥 등 일부 유통업체들의 경우 벌써부터 자금 경색으로 추가 물량을 받지 못하는 업체가 생겨나고 있으며 심지어는 생산업체인 포항의 N사 등은 1차부도 후 간신히 2차 부도를 면한 것으로 전해지는 등 유통과 생산업체까지 파장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대형 건설사들의 부도에 따라 건설업체와 직거래를 하던 수입업체들의 경우도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다. 이에 따라 자금 압박에 따라 할인판매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유통업계의 분위기도 반전되고 있다. 장마철에 접어든데다 대형건설사들의 부도가 이어지면서 유통업체들이 판매보다는 미수금과 어음회수 등 자금관리에 돌아서 전반적으로 위축된 모습이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비교적 피해가 적은 판재류 업체 역시 한승이나 신일 등 대형 건설사들의 부도로 구조물업체나 갱폼업체는 타격이 예상된다"며 " 결국 건설사들이 전반적으로 불안해지면서 철강 유통업계 전반에 추가 경보가 내려진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견 건설사들 역시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사태가 속출하고 있어 추가적인 부도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현재 상황이 크게 번지지 않기만을 바랄뿐"이라고 시장 상황을 설명했다.
김민철기자 mckim@e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