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가 낙찰제를 다양한 최고가치 낙찰제로점진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따라서 최저가 낙찰제를 현행 300억원 이상에서 추가로 확대하는 논의는 지양돼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12일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윤도환 의원 주최로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공공공사 낙찰제도의 올바른 정책방향' 세미나에서 백영권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제발표를 통해 '공공공사 낙찰제도는 가장 경제적으로 최고 품질의 시설물을 완성할 수 있는 최고가치 낙찰제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 연구위원은 '최고가치 낙찰제의 도입을 위해 시범적으로 공기업의 기술제안 여지가 큰 대형 발주공사를 대상으로 2~3년간 몇 건을 선정해 시행하고 그 결과를 평가한 후 도입방안을 구체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또 '공사규모와 특성에 따라 다양한 최고가치 낙찰제 유형을 마련하고 심사평가 항목도 차별화해 발주기관이 역량과 능력에 따라 선택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 연구위원은 '최고가치 낙찰제가 도입되면 최저가 낙찰제를 다양화된 최고가치 낙찰제로 점진적으로 바꿔야 하고 최고가치 낙찰제를 적용하는 공사는 발주기관이 공사특성에 따라 시공방법의 변경이나 가설공법의 변경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따라서 '현행 최저가 낙찰제에 적용중인 300억원 이상 공사를 추가로 확대하는 문제는 논의 자체를 접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연구위원은 '대안입찰제도도 점진적으로 축소해 최고가치 낙찰제로 흡수 통합한 후 폐지해야 한다'면서 '이 경우 대규모 공사와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공사부터 최고가치 낙찰제로 전환하면서 설계 및 기술제안을 허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백 연구위원은 '최고가치 낙찰제의 유형인 턴키제도는 설계심의의 공정성에 관한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을 안고 있는만큼 상설 설계심의기구를 설치해 평가위원을 소수 정예화하는 등 설계심의의 투명성과 내실화를 기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전문가들은 최고가치 낙찰제 도입에 찬성 입장을 나타내면서 최저가 낙찰제에 대한 보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현창택 서울시립대 교수는 '최저가 낙찰제를 확대하면 안된다'면서 '지금의 최저가 낙찰제도 성과를 평가한 후 개선방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주열 토지공사 신도시사업 이사도 '최저가 낙찰제는 문제점을 고려할 때 대상공사를 추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현재 투찰률이 65%미만부터 저가 사유서를 받는데 발주자 입장에서는 이를 70% 미만으로 올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천길주 현대건설 상무는 '현행 입낙찰제도는 가격경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면서 '이 같은 방식이 단순히 계약자와 시공자를 선정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 국민복지와 건설산업발전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상호 GS건설 대외정책전략지원위원은 '입낙찰제도의 존재 이유는 좋은 시설물을 싼값에 제 때 조달하는 것'이라며 '발주자 중심이 아니라 수요자를 위한 입낙찰제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태락 건교부 건설경제팀장은 '지금의 객관화된 입낙찰제도가 발주자의 심사기능을 빼앗아 버렸다'면서 '발주자의 재량권과 능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입낙찰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권혁용기자 hykwon@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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