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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한강다리가 바뀐다.

한강다리가 바뀐다.


거미줄 한강다리
1000만 시민 소통 '문화의 가교'


2010년이면 26개...다양한 볼거리 '선물'

1900년 한강에 처음 다리가 세워진 이후 서울에만 24개의 다리가 들어섰다.

너무 낡아 철거한 후 다시 지었거나 무너진ㄴ 사고로 모습을 바꾼 다리를 합쳐 1km안 팎에 이르는 한강 다리는 2010년이면 26개로 늘어날 예정이다.

한강 다리는 더 이상 차량의 왕래만을 위한 소통의 역할에만 머물지 않는다.

축조기술의 눈부신 발전에 힘입어 한강 다리는 시민들의 삶속에 녹아있는 문화적 산물이자 다양한 볼거리로 거듭나고 있다.

1900년 첫 완공 후 서울에만 24개
70·80년대 집중건설...2010년엔 암사 마곡대교 개통

한강은 서울시민, 아니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뗄래야 델 수 없는 상징적 존재로 통한다.

특히 한 국가의 수도를 가로지르는 강 가운데서도 한강은 몇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는 거대한 규모인 까닭에 우리보다는 외국인들이 먼저 감탄하기도 한다.

오래 전부터 한강을 생명줄로 여겨온 민족이기에 한강은 시민들의 생활과도 밀접하다. 서울시는 한강 둔치를 시민이 찾는 공간으로 변모시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서울시의 주요 행사도 한강을 배제하기 어렵다.

퇴출 대상 서울시 공무원의 현장활동이 한강 주변에서 이뤄지며 영화 '괴물'의 근거지도 한강이다. 한강에서 조만간 선보일 '수륙양용 투어버스'는 한강 관광상품으로 고안돼 육상도로와 물 위를 가리지 않고 휘저을 전망이다.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서울시가 주최하는 '하이서울 페스티벌'에서는 한강 물 위를 걷는 짜릿한 행사가 열린다. 노들섬과 이촌동간 300m에 철제 다리를 물 속 30cm깊이에 설치해 걷는 행사로 이번 축제의 간판 행사다.

이렇게 시민의 삶과 밀착된 한강은 강남과 강북을 구분하는 경계선, 4대문 안쪽이 중심지였던 시절이 지나 팽창을 거듭해 온 서울 도심은 '버블 세븐'이라는 신조어에서 보듯 오히려 강남이 부각되는 시절에 접어든 지 오래다. 청계천을 복원하고 구도심 재개발이 붐을 이루면서 서울 강북지역도 강남 못지 않게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퍼져 있으나 가까운 장래에 강남을 대체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럼에도 1,000만명 이상이 살고 있는 서울에서 강남과 강북이 같이 발전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정신은 살아있다. 경제 성장과 궤를 같이하며 통행량이 급속도로 늘어나자 원활한 소통을 돕기 위해 길이 1km 안팍의 강남-북을 잇는 대형 교량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서울이라는 행정구역에 건설된 교량만 24개다. 지난 1900년 한강철교가 완공돼 최초의 한강 다리가 들어선 이후 한강대교와 광진교가 일제시대에 지어졌으며 1965년에 들어선 양화대교에 이어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한강다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1970년대에 마포대교, 잠실대교, 영동대교, 반포대교, 천호대교, 성수대교가 건설됐으며 1980년대에 성산대교, 원효대교, 잠실전철교, 동호전철교, 동작전철교 등이 들어섰다. 1990년대엔 올림픽댁와 서강대교, 2000년대엔 청담대교와 가양대교 등이 완공됐다.

이렇게 교량이 늘어나며 축조기술이 발전한 것은 과거의 부끄러움을 헛되이 하지 않으려는 의지 덕분이다. 1992년 신행주대교는 국내 기술력으로 사장교를 세우려다 건설도중 붕괴했으며 1994년에는 지은지 15년 된 성수대교가 붕괴돼 고귀한 목숨을 앗아가기도 했다.

한강 교량건설의 대명사로 불리는 현대건설이 한창 건설하는 마곡대교와 암사대교 등이 개통되면 26개의 교량이 들어서게 된다. 서울시는 단순히 교량의 숫자만 늘려서는 국가의 위상을 높이기 어렵다고 보고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다양한 디자인을 채택하는 등 볼거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1999년부터 시작한 한강다리 야간조명은 19개로 확대됐다. 한강관리사업소는 해가 지면 이들 교량에 설치된 조명을 밝혀 한강을 밝게 수 놓는다. 교량의 형태도 다양해졌다. 멋없는 교량 대신 사장교(올림픽대교)와 복층교량(청담대교)등이 등장했다. 선유도를 잇는 보행전용 다리는 특수 소재와 디자인 등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강북과 강남을 보다 가깝게 이어주는 소통의 기제인 한강 교량은 시민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문화적 산물로 진화하면서 외국 관광객들의 볼거리로 거듭나고 있다. 2010년 완공될 암사대교와 인천공항철도가 지날 마곡대교는 또 어떤 볼거리를 제공해 줄 것인지 주목된다. ◆ 소민호기자 [일간건설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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