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철스크랩가격 2004년 대란 때 수준
-철근 등 제품가격 반영 더뎌...수익성 악화전기로 제강사의 주원료인 철스츠램 가격이 거침없이 오르고 있다. 수입가격은 '철스크랩 대란(고철대란)이 일어났던 2004년 수준을 이미 뛰어 넘었으며, 국내가격도 당시 수준을 위협하고 있다.
반면, 철스크랩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제품가격 상승은 상대적으로 더딘 모습이다. 철근과 형강, 열연 등 제품가격이 잇따라 오르고 있지만, 철스크랩 가격 상승분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기로 업계의 수익성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전기로 업계는 올해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7~8% 수준에서 5%대 이하로 악화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04년 철스크랩 대란의 기억거침없는 철스크랩 가격 상흥은 '철스크랩 대란'이 일어났던 지난 2004년을 연상시키고 있다.
최근 국내 철스크랩 가격(이하 생철기준)은 톤당 32만원~33만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말에 비해 톤당 9만원이상 오른 것이며, 2004년 초반 톤당 35만원과 비교해도 별 차이가 없다.
2003년 말 톤당 19~20만원 수준이었던 국내 철스크랩가격은 중국발 원자재 대란의 영향으로, 2004년 톤당 35만원까지 급등했었다. 당시 가격 급등은 '철스크랩 대란'으로 이어져 철스크랩 도둑이 극성을 부리고, 정부가 나서 수출을 제한하는 등 사회적으로도 큰 이슈가 됐다.
수입가격은 이미 2004년 수준을 뛰어 넘었다. 최근 국내 제강사의 미국산 철스크랩 수입가격은 톤당 366달러(HMS NO.1 CFR기준). 이는 2004년 (340달러)보다 26달러 상승한 것이다.
지난해 말 톤당 277달러이던 미국산 철스크랩 수입가격은 약 4개월만에 30% 이상 급등했다. 그나마 국내 제강사의 수입가격은 국제 시세에 비해 톤당 15달러 가량 싼 편으로, 추가 구매할 경우 톤당 400달러에 육박하게 된다.
매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해가고 있는 일본산도 A급인 신다찌에 이어 중량급인 H2마저 톤당 4만엔에 근접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04년에는 중국의 영향으로 철스크랩 가격이 급등했지만, 현재는 소리없이 올라 걷잡을 수 없는 상황까지 왔다"면서 "2004년과 비교했을 때 더하면 더했지, 덜한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제품값, 원재료값 따라가지 못해철스크랩 가격과 함께 제품가격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2월 할인판매 폐지, 3월 기준가격 인상에 이어 4월에도 철근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
그러나 이 기간동안 상승폭은 톤당 7만~7만5천원 수준으로, 국내 철스크랩 가격 상흥분( 톤당 9만원 이상)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기존 미반영분까지 포함하면 톤당 2만5천~3만원의 원가 상승분이 제품가격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형강류도 마찬가지다. H형강, 앵글, 채널 등 형강 제품가격은 올해 톤당 6~7만원 오르는데 그쳤다.
열연(미니밀)은 더하다. 같은 철스크랩을 주원료로 사용하지만, 고로재와 경쟁을 해야하는 미니밀 열연가격은 이달에서야 겨우 톤당 3만원 올랐을 뿐이다.
원가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다 반영하지 못하는 이유는 수요가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일본과 미국, 러시아 등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수요가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어 원가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전기로 업계, 수익성 악화 '신음'
지난해 주요 전기로 업체의 영업이익률은 전년에 비해 2~5%포인트 하락했다.
철근을 주력으로 하는 한국철강이 2005년 14.1%에서 2006년 9.1%로 5%포인트 감소했으며 업계 2위인 동국제강도 2005년 12.3%에서 2006년 8.3%로 4%포인트 감소했다.
동국제강의 경우 철근과 형강 외 후판 비중이 커 전기로 부문의 영업의 감소폭을 정확히 산정하기는 어렵지만, 대략 전체 영업익 감소폭만큼 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중견 철근업체인 YK스틸도 2005년 10%였던 영업 이익률이 2006년에는 6.3%로 3.7%포인트 하락했으며, 3월 결산인 대한제강도 2005년 두자릿수 (10.7%)에서 2006년에는 한자릿수(9.5%)로 낮아졌다.
전체 영업이익률이 10.8%로 전년에 비해 0.8%포인트 증가한 현대제철 역시 철근 부문에서는 8%에 미치지 못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에 비해 2%포인트 가량 하락한 것이다.
이 같은 전기로업계의 수익성 악화는 올해 들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철근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7~8% 수준에서 올해는 5% 이하로 떨어졌을 것"이라면서 "업체에 따라서는 전혀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업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홍군 기자
kiluk@ebn.co.kr [EBN스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