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30년간 열연부에서 근무해온 임채식(54.사진)씨를 전남 광양제철소 1열연공장의 공장장으로 최근 승진발령했다. 임씨는 2005년 노동부와 산업인력공단이 선정한 '압연 명장'으로, 포스코의 첫 명장 출신 공장장이다. 특히 1열연공장은 지난해 생산량이 614만5000t으로, 전세계 350여개 열연공장 가운데 최대 생산규모를 자랑하는 곳으로 26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포스코의 주력 생산라인에서 고졸 출신이 공장장에 오른 것 또한 임씨가 처음이다.
임 공장장은 전남 곡성 출신으로, 곡성실업고를 졸업하고 군복무를 마친 뒤 포스코에 입사했다. 쇳물을 수백m의 열연 코일로 만드는 압연 과정에서 불량률을 낮추면서 생산성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1999년 1열연공장의 생산량은 연간 500만t에 불과했지만, 이후 지금까지 설비증설없이 공정 합리화만으로 생산량을 600만t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포스코내 고졸 출신 후배들로부터 축하 메일을 많이 받았습니다. 나 하나 잘못하면 수많은 고졸 출신 후배들이 승진할 기회를 가로막는 것이어서 부담이 매우 큽니다."
그는 오전 7시에 출근해 밤 11시나 12시가 돼야 퇴근한다. 건강도 관리해야 하는 나이여서, 퇴근 후 집에서 반드시 30분에서 한시간 가량 러닝머신을 이용한단다.
임 공장장은 "내가 맡은 일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아내를 설득해 늦은 귀가에 대한 양해를 구한다"며 "정년까지 2년이 남은 만큼 생산.품질.원가면에서 최고의 포스코를 만드는데 마지막 힘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