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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기업 CEO '이건희 고민'에 대한 생각은?
주요기업 CEO '이건희 고민'에 대한 생각은?
재계를 대표하는 최고경영자(CEO)들은 "우리나라 전체가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5~6년 뒤 주력 산업이 큰 혼란을 맞을 것"이라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지적에 대부분 공감을 표시했다.

매일경제는 12일 이구택 포스코 회장과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 신헌철 SK(주) 사장, 권영수 LG필립스LCD 사장 등 주력 업종 CEO 10명을 대상으로 이건희 회장의 '주력 산업 위기론'에 대한 견해와 대책에 관해 전화 또는 서면 인터뷰를 했다.

이들은 현재 한국 주력 산업이 중국 추격과 선진국의 견제로 위기를 맞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글로벌화'와 '기업 인수ㆍ합병(M&A)을 통한 대형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세계적으로 철강사들이 글로벌, 대형화, 통합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고 중국을 비롯한 후발 철강사들도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 확보를 통해 급격히 추격하고 있는 등 철강업을 둘러싼 패러다임의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며 이건희 회장의 지적에 공감을 표시했다.

이 회장은 "이런 환경에서 포스코가 미래에도 최고 경쟁력을 확보, 유지하고 글로벌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규모 면에서 5000만t 생산체제를 갖추고, 고부가가치강 생산비율을 70~80%로 늘리며, 원료 직접조달 비율을 30% 이상으로 높여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은 "원화 강세와 엔저 추세로 주요 경쟁 상대인 일본 업체가 세계 시장에서 확고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고 이를 토대로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집중 견제를 강화하고 있어 수출시장 곳곳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 부회장은 "하지만 위기와 기회는 동전의 양면처럼 언제나 함께 오는 것"이라며 "고객 우선 경영과 글로벌 경영 안정화를 적극 추진해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헌철 SK(주) 사장은 "현 상황이 위기 상황이라는 점에 동의한다"며 "SK도 국내외 여건이 쉽지만은 않지만 성장과 글로벌라이제이션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기업가정신을 발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중수 KT 사장도 "IT산업을 통해 유발되는 취업자 수도 타 산업의 4분의 1에 그치며 국가 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진 두산 사장은 "수익성을 동반한 성장을 위해 상시적인 구조조정과 기업 M&A를 통한 주력 사업의 역량 강화에 더욱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허원준 한화석유화학 사장은 "유화산업이 국가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국가 차원에서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도 필요하며, 환경문제와 관련된 국제적 규약을 만드는 데 민간과 정부가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영호 코오롱 사장은 "이건희 회장 지적이 시의적절하다"며 "한국 경제는 체력이 조금씩 소진되고 보충이 안 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희성 인텔코리아 사장도 "반도체만 놓고 보면 이건희 회장이 제대로 짚은 것"이라며 "지난 몇 년간 메모리 업종이 활황을 구가하면서 일본 업체를 중심으로 투자를 대폭 늘려 시장이 포화 상태이며 국내 업체들이 지금 같은 수익률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 마리 위르티제 르노삼성 사장도 "원화 강세로 세계 시장에서 한국 경쟁력이 약화되고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것은 물론 업체간 경쟁까지 치열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권영수 LG필립스LCD 사장은 이건희 회장의 위기론에 공감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권 사장은 "이 회장의 위기 진단을 국내 산업 전체를 대상으로 해석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LG전자와 LG필립스LCD는 지난해 부진을 딛고 올해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다"고 강조했다.


매일경제-백순기 기자 / 박봉권 기자 / 김웅철 기자 / 박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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