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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한국 정신 안 차리면 5,6년 뒤 큰 혼란”
삼성 이건희 회장이 “삼성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가 정신을 안 차리면 5, 6년 뒤 큰 혼란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회장은 9일 서울 용산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투명사회실천협약 국민보고대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휴대전화와 반도체 등 삼성전자 주력업종 영업이익률이 많이 떨어지고 있다’는 질문에 “정말 심각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발언은 삼성그룹뿐 아니라 국가 전체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한 것으로, 지난 1월 이회장이 언급한 ‘샌드위치 위기론’과 맥이 닿아 있다. 이회장은 당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서 “중국은 쫓아오고 일본은 앞서 가서 우리가 샌드위치가 돼 있다. 앞으로 20년이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이회장은 삼성전자 생활가전 사업과 관련, “신경은 써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주력)할 업종은 아니다”라며 “내수는 하겠지만 일부 사업은 개도국에 넘겨야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삼성측은 “가전사업을 포기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나이키’같이 본사는 연구개발(R&D), 마케팅 등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가고, 생산기지는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회장은 이달부터 해외 현장 경영에 적극 나설 계획임을 밝혔다. 그는 “이달 말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여러 나라를 순방하고 다음달 중국 방문까지 한달여를 해외에 머무를 계획”이라고 했다. 유럽에서 그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일도 있고, 독일의 구주전략본부 등 현지 사업현장과 휴대전화 시장 등도 둘러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IOC 위원이기도 한 이회장의 유럽행은 올해 첫 출장이며 다음달 말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스포츠 어코드’ 행사에서는 2014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활동을 편다.

LG 구본무 회장도 이날 행사장에서 “폴란드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G 관계자는 “일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상반기 중 폴란드에서 LG전자와 LG필립스LCD(LPL)가 입주하는 공장 준공식에 참가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LPL 지분 문제와 관련, 구회장은 “LPL 합작파트너 문제는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LPL은 LG전자와 필립스전자가 합작투자해 설립한 회사로, 오는 7월 지분보유 유예기간이 만료되면 필립스전자는 보유지분 32.9%를 처분할 방침이다. 이 때문에 LG전자는 일본 마쓰시타 등을 대상으로 새로운 합작 파트너를 찾고 있다.

차기 전경련 회장 선출을 놓고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강신호 현 회장은 이날 “다음주쯤 윤곽이 나올 것”이라며 “차기 회장으로 조석래 효성 회장이 여전히 유력한 후보”라고 전했다.

이건희 회장도 ‘삼성이 조석래 회장 취임을 반대한다’는 지적에 대해 “누가 그러더냐. 전혀 아니다”라면서 “(이회장이) 직접 나설 의사는 없다”고 거듭 밝혔다. 또 최근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이 “65세 때부터 70세 가까이 되면 회장직은 쳐다보지도 말라”고 한 것에 대해 이건희 회장은 “말이 안 된다. 실력만 있으면 되지 젊고 늙고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했다.

경향신문 최우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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