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택 포스코 회장이 차세대 인재 조기 육성론을 강조하고 나선 가운데 포스코가 핵심 인재 조기 양성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 인재개발원장을 맡고 있는 최종태 부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장차 포스코를 이끌고 갈 ST(Super Talent) 인재 30~40명을 선정해 집중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부사장은 "이 밖에도 차장급 50~60명을 DCT(Division Core Talent)로 키우고 있고, 과장급에서 70~80명을 HPT(High Potential Talent)군으로 내부적으로 선정해 둔 상태"라고 덧붙였다.
전체적으로 200명 안팎의 인력이 차세대 CEO군으로 육성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포스코 전체 인력이 1만7500여 명임을 고려하면 얼마나 '뽑히고 뽑힌' 인재들인지를 알 수 있다.
특이할 만한 점은 이러한 인재군 편성 자체를 사내에 알리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회사측은 HPT DCT ST 3개 그룹에 속해 있는 당사자들에게 편성 사실을 알리지 않음은 물론이며 직속 상사에게도 알리지 않는다.
인재개발원 인사팀 등 HR 담당 임원과 주요 핵심 임원들만이 이들의 존재를 알고 있을 뿐이다.
최 부사장은 "포스코 인재개발원과 인사팀이 함께 협의해 매년 3개 그룹 인재군을 편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부사장은 "이 인재군은 매년 바뀌게 되며, 당사자도 해당 인재군 편입을 모르게 비밀리에 편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이와는 별도로 기술, 연구개발 분야 핵심 인력을 집중 육성하기 위한 별도 인재 풀(pool)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HPT DT ST가 사무직 인력을 대상으로 치우쳐 인사에 불균형이 생기는 점을 막기 위한 일종의 보완 수단이다.
일명 PCP(Posco Certified Professional)라고 불리는 이 제도를 통해 포스코는 세계 최고 수준의 철강 엔지니어를 길러내고 있다.
이러한 인사시스템은 GE의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인다.
GE는 40대 초반부터 장래 CEO감을 선정해 집중적으로 경쟁시키며 검증받은 CEO를 길러내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핵심 인력 선정에 있어서 학력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의 일반 대졸 인력은 2600여 명 선이지만 석사 인력이 1200여 명, 박사 인력이 270여 명에 달할 정도로 고급 두뇌가 많다.
학력이 우수한 사람을 많이 뽑았지만 인재 평가는 철저히 능력주의에 따르겠다는 방침인 것이다.
철강산업은 산업 특성상 여성이 다가가기가 쉽지 않은 분야다.
그러나 포스코는 철저한 능력 위주 인사 방침을 선언하며 성별 파괴 인사를 시도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는 오지은 씨가 포스코 39년 역사상 첫 여성공장장(도금부 1도금 공장장)이 되는 영예를 얻었다.
계열사에서 능력을 검증받은 인재에 대해서는 포스코 핵심 요직을 맡기는 이른바 'U턴형' 인사도 이뤄진다.
포스코는 지난 2월 인사에서 공윤찬 전남드래곤즈 대표이사를 상무로, 이인봉 포스데이타 상무는 상무대우로 신규 선임했다.
[박용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