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특수 계속…중앙亞ㆍ남미까지 공략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진출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해외건설의 금맥인 중동시장이 건재한 데다 급성장한 신흥 건설시장(ECMㆍemerging construction market) 수주량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 중견건설사들의 해외 신도시나 복합단지 개발사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교통부와 해외건설협회는 이미 작년 해외 수주물량이 사상 최대치인 165억달러에 달했고 올해 신규 수주 물량은 이를 뛰어넘는 18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제2해외특수를 맞이한 올해 해외건설 시장의 관전 포인트는 무엇일까?
◆ 중동지역 수주 123억달러 이를 듯 = 작년 한 해 95억3000만달러(약 8조5770억원)의 수주금액으로 전체 물량 중 57.9%를 차지했던 중동의 건설특수는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해외건설협회는 "올해 중동지역 수주가 123억달러로 전체 중 68.3%를 점유하면서 최고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제2중동특수가 기대되는 이유는 고유가로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대형 플랜트와 사회간접자본(SOC) 발주가 활발해진 덕분이다. 여기에다 두바이의 건설 주도 발전모델을 사우디 암만, 카타르 도하, UAE의 아부다비 등 인접도시들이 앞다퉈 벤치마킹하면서 반도 성원 현진 등 중견건설사의 건축과 주택시장 진출도 가속될 전망이다.
◆ 신흥 건설시장 새 금맥될까 = 올해 국내에서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앙골라 등 낯선 나라의 개발사업이나 토목ㆍ건축 신규 수주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새해 들어서는 지난 15일 국내 5개 건설사가 공동으로 알제리에 180만평 규모 신도시를 건설하는 대형 수주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중동처럼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대단위 개발이나 SOC 공사 발주에 나서는 개발도상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건설업계에선 중앙아시아와 동남아 남미 아프리카에 산재한 이들 시장이 중동에 이어 3~4년 후에는 해외 건설의 주된 공략 대상이 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김종현 해외건설협회 부장은 "외환위기 후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에서는 대형 건축공사 발주가 많이 늘고 있고, 풍부한 자원이 강점인 중앙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도 대단위 개발사업이나 도로, 철도건설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올해는 이들 신흥개발국에도 국내 업체들이 미래를 대비한 공략에 나설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 한국형 주거단지 개발 사업성 검증 = 올해는 이와 함께 그간 개발추진설만 무성했던 한국형 신도시 개발이 실제 사업성을 검증받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수주가 확정된 베트남 하노이 신도시(경남 등 5개사 컨소시엄, 9억달러 규모)와 동일토건이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진행중인 주거단지 개발사업, 남광토건이 앙골라에서 추진중인 고급빌라 사업 등도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국내 중견건설사들은 이 밖에도 캄보디아 몽골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그루지아 등지에서 개발기간이 짧고 아파트를 중심으로 대량의 물량을 한꺼번에 확보할 수 있는 신도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과거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주택시장 진출이 성공적인 사례가 드물었다는 점이다. 분양성과 주택경기라는 자체 위험도가 상존하는 데다 사업 장기화에 따른 자금 압박은 중견사의 경영 위기를 가속시킬 수 있다. A중견건설사 대표는 "해외시장은 확실한 지급보증 방안을 먼저 찾아야 하고, 현지와 합작에도 신중해야 하는 등 국내 사업보다 오히려 어려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